<p></p><br /><br />온라인 쇼핑몰을 관리하는 회사원 이주영 씨의 금요일 퇴근 시간. <br><br>그런데, 여행 배낭을 메고 서울역으로 향합니다. <br><br>[이주영 / 회사원+여행 작가] <br>"아침에 짐 많이 갖고 왔다가 회사에 다 남겨두고 이렇게 배낭 하나만 가지고 여행 가요.” <br><br>주중에는 회사원으로, 주말에는 여행 작가로 일한지 벌써 10년째. <br><br>여행 책 2권을 냈고, 그 중 하나는 4번이나 인쇄돼 팔린 '스테디 셀러'가 됐습니다. <br><br>오늘의 목적지는 경남 통영. <br><br>[이주영 / 회사원+여행작가] <br>"책 개정을 준비하고 있어요. 더 좋은 곳, 더 달라진 거 없나 취재하려고 나왔죠." <br><br>주말 2박 3일을 전문 여행 작가로 일한 뒤, 월요일엔 회사원으로 돌아옵니다. <br><br>[이주영 / 회사원+여행작가] <br>"밖에 나오면 회사 일 잊고 신선한 것도 보고 덕분에 보았던 걸로 인해서 얻어지는 게 있잖아요. 그게 회사에서 시너지가 나기도 하고….” <br><br>[홍유라] <br>"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들인 'N잡러'가 노동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습니다. <br><br>여러 수를 뜻하는 '알파벳 N'과 직업을 뜻하는 'JOB'을 합친 신조어인데요. <br><br>생계 유지를 위해 여러 군데에서 일을 해야 했던 투잡족과는 달리 하고 싶은 여러 개의 일자리를 가진 사람을 뜻합니다. <br><br>[현장음] <br>“크기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여긴 크기 변화가 없지. 잘못됐다는 거야.” <br><br>미술 학원에서 유학 준비생들을 가르치는 강상훈 씨. <br><br>하지만 오전에는 직원 6명을 둔 앱 개발 회사 대표로 변신합니다. <br><br>취미 삼아 만든 스마트폰 앱이 큰 인기를 끌자 아예 회사를 차린 것. <br><br>[강상훈 / 유학 미술 강사 + 앱 회사 대표] <br>"일이라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취미로 하고 있는 것, 즐거워하고 있는 걸 어느 정도 레벨로 끌어 올리느냐 이런 것들에 대한 문제인 것 같아요.” <br><br>인터넷과 모바일 기기만 있으면 언제,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디지털 노마드, 즉 '디지털 유목민'들의 세상. <br><br>N 잡러가 되는 길도 그만큼 더 넓고 쉬워지고 있습니다. <br><br>외국계 회사의 마케팅 사원인 이구민 씨. <br><br>그러나 퇴근하면, 영상 편집자와 여행 플래너라는 두 직업을 동시에 수행합니다. <br><br>노트북과 스마트폰만 있으면, 카페도 일터가 됩니다. <br><br>[이구민 / 회사원+영상 편집자+여행 플래너] <br>"컴퓨터로 하다보니 모바일 오피스가 가능하니까 좋더라고요." <br><br>N 잡러는 채용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. <br><br>N 잡러와 수요자를 중개하는 업체도 늘고 있습니다. <br><br>[김유이 / A 재능마켓 팀장] <br>"정규 시장 인력이 다른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작업 공간, 중개 역할을 하고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새로운 일의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거든요" <br><br>하지만, N 잡러임을 숨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. <br><br>두 개 이상 직업을 가진 직장인에게 두번째 직업을 회사에 알렸는지 묻자, 90% 가까이가 감추고 있다고 답했습니다. <br><br>패션 모델에, 개인 사업까지 하고 있는 연구원 윤효은 씨가 그런 경우에 해당합니다. <br><br>[윤효은 / 연구원+모델+회사 운영] <br>"사업을 한다는 걸 오픈하게 됐는데 '너는 너무 우리 회사에 집중도가 떨어지는 거 아니냐.' 그 회사에서 2년 정도 있다가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됐거든요." <br><br>국내 대다수 기업은 겸업을 금지하고 있는 게 현실. <br><br>권고 조항이라지만 여러 불이익 때문에, 어기기 쉽지 않습니다. <br><br>또 여러 직업을 암암리에 하다보니 받아야 할 돈을 못받고, 피해를 봐도 하소연할 데가 없습니다. <br><br>[윤효은 / 연구원+모델+회사 운영] <br>"4대 보험을 다른 곳에서 들어버리면 겸업으로 되어버리거든요. 그러니까 프리랜서 모델 같은 건 현금으로 시급을 받기도 하고. 그걸 노리고 떼먹는 사람도 많아요.” <br><br>일본 정부는 지난해부터 지침까지 마련해 직장인의 부업과 겸업을 장려하고 있습니다. <br><br>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젊은 인력이 성장 분야로 쉽게 이동하도록 돕기 위해섭니다. <br><br>경제 활동 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우리도 N 잡러에 대한 인식과 제도를 바꾸고, 지원도 늘려야할 싯점입니다. <br><br>[박상래 /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연구원] <br>"N잡러도 일종의 개인의 안전망을 구축하고 개인의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. 보수적으로 겸업 금지하는게 맞는건가. 고민이 필요한 것 같아요" <br><br>채널 A 뉴스 홍유라입니다. <br><br>홍유라 기자 yura@donga.com <br><br>연출 김지희 <br>글·구성 지한결 이소연